이란 전쟁이 흔든 글로벌 경제
3월 9일, 브렌트유는 장중 119.50달러까지 치솟으며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란 전쟁이 호르무즈 해협 통항량을 일주일 만에 95% 급감시키며 세계 석유 공급의 20%가 막힌 탓이다. 그러나 트럼프가 CBS 뉴스에 '전쟁은 사실상 끝났다(very complete, pretty much)'고 말한 직후, 유가는 87달러대로 수직 낙하했고 S&P 500은 하루 낙폭을 모두 되돌려 0.83% 상승 마감했다. 시장은 전쟁 종식 기대감에 즉각 반응했지만, 아람코 CEO는 '역사상 최대 공급 위기'라며 피해 복구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단 하나의 발언이 수조 달러 규모의 자산 가격을 수십 달러씩 움직이는 '트럼프 변동성'이 시장의 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다.
사우디 아람코 CEO 아민 나세르는 3월 10일 실적 발표 콜에서 이란 전쟁이 '역사상 이 지역 석유·가스 산업이 직면한 가장 큰 위기'라고 규정하며, 봉쇄가 길어질수록 세계 경제에 '재앙적 결과'가 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은 사우디 최대 정유시설 라스타누라를 드론으로 공격했고, 카타르 LNG 시설도 피해를 입어 세계 LNG 공급의 약 20%가 중단됐다. 아람코는 홍해 우회로를 통해 수출을 이어가고 있지만, JP모건은 호르무즈가 73일 이상 막히면 감산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한국은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70%에 달해 직격탄을 맞았고, 이재명 대통령은 긴급경제회의를 열어 유류가격 상한제 도입을 지시했다.
이란 전쟁 발발 전 투자자들이 점쳤던 Fed 첫 금리 인하 시점은 7월이었지만, 현재 시장 컨센서스는 9월로 밀려났다. 미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일주일 만에 0.43달러 뛰었고, 골드만삭스는 유가 급등이 지속될 경우 연간 CPI가 1월의 2.4%에서 연말 3%까지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동시에 2월 고용지표는 일자리가 늘기는커녕 되레 줄었다는 충격적 결과를 내놨다 — 물가는 오르는데 성장은 꺾이는 '스태그플레이션'의 전형적 징후다. 3월 17~18일 FOMC 회의를 앞두고 Fed는 선제적 블랙아웃 기간에 돌입했으며, 금리 동결이 기정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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