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發 글로벌 에너지 전쟁 — 협상·항공·인플레 3중 충격
4월 11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JD 밴스 부통령이 이끄는 미국 대표단과 이란 의회의장 갈리바프 팀이 사상 처음으로 직접 마주 앉았다. 무기 중개 없는 양자 협상은 1979년 이란 혁명 이후 47년 만이다. 핵 농축 중단·호르무즈 재개·제재 해제를 둘러싼 10개 조항에서 양측의 입장 차는 여전하며, 파키스탄은 이번 회담의 목표를 '다음 협상을 이어가기 위한 합의'로 낮춰 잡았다. 협상이 결렬될 경우 원유가격은 배럴당 130달러 돌파 시나리오(채텀하우스 추정)가 현실화되고, 글로벌 금융시장은 2차 충격에 노출된다.
유럽공항협의회(ACI Europe)가 4월 9일 EU 집행위에 긴급 서한을 보내, 호르무즈 해협이 3주 안에 재개되지 않으면 EU 전역에 항공유 구조적 부족이 현실화된다고 경고했다. EU는 항공유의 60% 이상을 걸프 정유소에서 수입하며, 그 중 40%가 호르무즈를 통과한다. SAS는 이미 4월 중 1,000편 이상을 취소했고, 루프트한자·에어프랑스-KLM은 '탱커링(비피해 지역에서 연료를 추가 적재하는 방식)' 비상운영에 들어갔다. 여름 성수기 시작 전 해협이 열리지 않으면 유럽 노선 항공권 가격은 추가 상승이 불가피하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전쟁 1개월, 비전투국 중 가장 심각한 피해국은 한국'이라고 명시했다. 원유 수입의 70%를 호르무즈를 통해 들여오는 구조적 취약성 때문이다. OECD는 한국의 2026년 성장 전망을 주요국 중 가장 큰 폭인 0.4%포인트 하향했고, 물가 전망은 2.7%로 올렸다. 정부는 26.2조 원(약 170억 달러)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유류세 한도 폐지·국민 바우처 지급에 나섰으며, 30년 만에 처음으로 석유제품 가격 상한제를 시행 중이다. 반도체 산업도 위기다 — 네온·헬리움 등 칩 핵심 소재의 65%를 공급하는 카타르 가스전이 피격 후 계약 불가항력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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