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거품·전기차: 세계 경제의 3대 균열
2026년 2월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전쟁이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며 하루 2,000만 배럴의 원유 통로를 막았다. IEA는 이를 '글로벌 석유 시장 역사상 최대 공급 붕괴'로 규정했고, 4월 7일 미·이란 임시 휴전 이후에도 해협 통과 물동량은 전쟁 전 대비 80% 이상 줄어든 상태다. 유가 급등은 미국 소비자물가를 3.3%까지 밀어 올렸고, 아시아 LNG 소비국들은 카타르산 공급 차질로 여름철 재고 부족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은 원유의 70% 이상을 중동에서 수입하는 구조상 에너지 수입 비용 급증과 원화 약세 압력이 동시에 가해지고 있으며, 정유·화학 업종의 마진 타격이 불가피하다.
영란은행(BOE) 금융안정 담당 부총재 사라 브리든이 4월 24일 BBC에 출연해 '리스크는 넘치는데 자산 가격은 사상 최고'라며 이례적으로 증시 조정을 공개 경고했다. 그는 AI 인프라 투자 버블, 15~20년 새 2조 5,000억 달러로 폭증한 사모신용(private credit) 시장의 리스크, 이란 전쟁발 에너지 쇼크를 동시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중앙은행의 금융안정 수장이 특정 자산군 거품을 공개 언급하는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극히 드문 일로, 시장에는 강한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코스피는 글로벌 자금 리스크오프 시 외국인 매도세에 직접 노출되는 만큼 단기 변동성 확대가 예상된다.
중국 BYD의 스텔라 리 부총재는 베이징 오토쇼에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고 있다'고 밝히며, 이란 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이 전기차 전환을 가속하는 역설적 수혜를 언급했다. 미국의 100% 관세 장벽에도 BYD는 헝가리(유럽 HQ)·브라질·멕시코 등에 생산 거점을 구축하며 2026년 해외 160만 대 목표를 향해 질주 중이다. 국내 중국 시장에서는 가격전쟁으로 수익성이 압박받고 있지만, 해외 마진이 이를 상쇄하는 구조로 전환됐다. 한국 자동차 업계 입장에서는 BYD가 동남아·유럽 시장에서 현대·기아의 EV 점유율을 직접 잠식하는 최대 위협으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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