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0일, 지금 이 순간의 트렌드
AI가 모든 것을 복제하는 시대가 되자, 한국 소비자들은 역설적으로 '원조·클래식·아날로그'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국립중앙박물관 누적 관람객이 전년 동기 대비 72% 급증하고, 필름 카메라와 레트로 캠코더 수요가 Z세대 사이에서 폭발적으로 늘었다.
트렌드코리아 2026이 정의한 '근본이즘'은 단순한 복고가 아니다. 가짜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진짜 가치와 '근본'을 갈망하는 태도로, AI가 쉽게 대체할 수 없는 장인정신·전통·원조에 프리미엄이 붙는다. 스마트폰이 있어도 굳이 필름 카메라로 찍고, 스트리밍 시대에 LP를 사고, 다이소보다 핸드메이드 공방을 찾는 행동이 이 흐름의 실체다. 경험해보지 못한 과거를 SNS로 간접 체험하며 향수를 느끼는 'Z세대 아네모이아' 현상이 소비를 견인한다.
필리핀 크리에이터들이 2000년대 필리핀 팝 아이콘의 미학을 재현하는 변신 영상을 올리기 시작하면서 틱톡 글로벌을 강타했다. 블랙아이드피스의 2005년 곡 'Bebot'이 배경음으로 쓰이며 필리핀·동남아·싱가포르·미국 등 다문화 크리에이터들로 확산됐고, 한국계-푸에르토리코계 등 다양한 국적 인플루언서들도 자신만의 버전을 올리고 있다.
비봇 메이크업의 특징은 쿨톤 실버·그레이 아이섀도, 가는 눈썹, 매트한 피부 표현, 누드 립으로 요약된다. Y2K 뷰티와 겹치면서도 '필리핀 모레나(bronzed skin) 미'를 정면으로 내세우는 게 차별점이다. 한국은 이미 Y2K 뷰티 흡수력이 높고, K-뷰티 크리에이터들이 동남아 트렌드를 빠르게 흡수하는 패턴을 감안하면 2~4주 내 숏폼 뷰티 콘텐츠에서 '비봇 버전' 영상이 올라올 가능성이 높다. 올리브영·무신사뷰티 플랫폼에서 실버·쿨톤 팔레트 수요를 선제적으로 잡을 수 있는 타이밍이다.
4월 틱톡 글로벌에서 폭발한 이 챌린지는 하루 색깔을 하나 정하고, 그 색이 담긴 모든 것(꽃·간판·음식·행인 옷)을 사진으로 수집해 콜라주 그리드로 완성하는 포맷이다. 런던·오스틴·도쿄·디즈니랜드 등 전 세계 도심과 여행지를 배경으로 커플·친구 그룹 콘텐츠로 확산 중이며 '#colorhunting' 해시태그가 급상승하고 있다.
이 챌린지가 지금 먹히는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스마트폰 하나면 누구나 참여 가능한 극도로 낮은 진입 장벽. 둘째, 따뜻한 봄 날씨와 맞물려 '밖에 나가서 놀고 싶다'는 계절 심리를 정확히 건드린다. 셋째, 결과물이 심미적인 그리드 사진으로 완성되어 인스타그램 피드·쇼츠 어느 플랫폼에서도 소화 가능하다. 한국의 봄 벚꽃 시즌, 핫플레이스 거리 탐방 문화와 궁합이 딱 맞아 국내에서도 빠르게 점화될 조건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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