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의 시계, 세계 경제를 멈추다
IEA 사무총장 파티흐 비롤은 4월 16일 AP 인터뷰에서 '유럽에 남은 항공유가 약 6주분'이라고 경고하며, 호르무즈 해협이 조속히 열리지 않으면 곧 항공편 취소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2월 전쟁 발발 이후 해협 통과 유조선이 하루 129척에서 10척 수준으로 급감했으며, 유럽은 걸프산 항공유에 수요의 25~33%를 의존한다. SAS는 이미 4월 중 1,000편을 취소했고, 라이언에어는 여름 감편 가능성을 공식화했다. 비롤은 이번 사태를 '인류 역사상 최대의 에너지 위기'로 규정하며, 해결되더라도 중동 에너지 시설 복구에 최대 2년이 걸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중동 원유 의존도가 높아 에너지 수입 단가 급등에 직접 노출되며, 항공 화물 운임 상승은 반도체·배터리 수출 물류비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IMF는 4월 14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EO)에서 이란 전쟁이 단기에 해결될 경우 2026년 글로벌 성장률을 3.1%로 제시했으나, 전쟁 이전 전망치인 3.4%에서 대폭 하향했다. 분쟁이 장기화되는 최악 시나리오에서는 성장률이 2% 아래로 떨어지고 물가는 6%를 넘어 사실상 글로벌 침체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란전 충격이 트럼프의 관세 충격보다 잠재적으로 훨씬 크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에너지 순수입국이자 글로벌 공급망 핵심 노드로, 성장 둔화 시 반도체·자동차 수출 수요 위축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펩시코는 4월 16일 발표한 2026년 1분기 실적에서 매출 194억 달러, 조정 EPS 1.61달러로 월가 예상을 모두 웃돌았다. Frito-Lay 북미 부문의 15% 가격 인하 전략이 소비자 복귀를 이끌어 판매량이 2% 반등하며 전략 효과를 입증했다. 다만 CFO 스티븐 슈미트는 실적 콜에서 '인플레이션이 올 것이라는 가정 하에 있으며, 규모는 아직 산정 중'이라고 밝혀 에너지·원자재 비용 전가 리스크를 공식화했다. 이는 글로벌 소비재 기업들이 호르무즈발 원가 상승을 피해가기 어렵다는 신호로, 한국 식품·생활용품 수출입 기업의 원가 부담 확대로 연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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