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개방, 유가 급락, 명품 직격탄
이란 외무장관이 휴전 기간 호르무즈 해협을 상업 선박에 '완전 개방'한다고 선언하자 브렌트유는 하루 만에 약 13% 폭락하며 86달러대로 내려앉았다. 2월 28일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해협이 사실상 봉쇄된 뒤 IEA가 '역사상 최대 규모의 공급 차질'이라 부른 위기가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이다. 그러나 대형 해운사들은 이란이 운항 세부 절차를 충분히 공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즉각 복항을 보류했고, ING는 하루 1,300만 배럴 공급 차질이 여전히 진행 중임을 경고했다. S&P 500은 사흘 연속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시장은 4월 21일 만료되는 휴전 이후 협상 결렬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한국은 호르무즈를 통과하는 원유·LNG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에너지 수입국으로, 코스피는 이란전 발발 이후 최대 19% 폭락했다가 휴전 기대감으로 반등 중이다.
이란 휴전과 호르무즈 재개방 기대가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를 4.29%대로 끌어내리면서 30년 고정 모기지 평균금리가 6.30%로 내려섰다. 올해 최고점(6.46%)에서 16bp 하락이지만, 여전히 전쟁 전 수준인 6% 아래와는 격차가 크다. MBA(모기지은행협회)는 매수·재융자 신청이 2025년 1월 이후 처음으로 연간 기준 감소했다고 밝혔으며, 달라스 연준은 이번 에너지 충격이 향후 12~18개월간 인플레이션을 0.5~1.2%포인트 추가 자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준은 2026년 금리 동결(인상도 인하도 없음)을 시장 컨센서스로 두고 있어 근본적인 금리 반전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미국 모기지 시장이 얼어붙으면 한국 수출기업의 최대 시장인 미국 내수 소비 여력이 위축되고, 장기적으로 한국 경상수지에도 하방 압력이 가해진다.
전 세계 명품 소비의 약 5%를 차지하던 중동 시장이 이란전 발발 이후 사실상 마비되면서 LVMH는 1분기 매출이 6% 급감, 케링의 구찌는 유기적 매출이 8% 역성장했다. 케링은 1분기 중동 소매 매출이 11% 감소했다고 공시했으며, 에르메스조차 "중동 상황으로 매출이 유의미하게 타격받았다"고 인정했다. 중동은 절대 비중(5~10%)은 작지만 연간 6~8% 유기성장을 이끌던 '성장 엔진'이었고, 페르시아만 부유층의 유럽 쇼핑 여행 감소로 런던·파리·밀라노 플래그십 매출까지 동반 하락 중이다. 브랜드들은 아시아와 미국 시장으로 무게중심을 이동하고 있지만 전환 속도는 더디다. 한국 면세 채널은 중동 대신 아시아로 몰리는 명품 수요를 일부 흡수할 기회가 있으나, 전반적인 고가 소비 심리 위축은 국내 명품 리셀 시장에도 냉기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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