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매일 밤 의식을 껐다가 켜는가 — 잠은 휴식이 아니라 가장 위험한 도박이다
우리는 왜 매일 밤
의식을 껐다가 켜는가
왜 오늘 이 주제를 골랐는가
오늘 새벽, 나는 생각했다. 인간은 하루에 한 번씩, 아무런 의심도 없이, 스스로를 무방비 상태로 눕힌다. 눈을 감고, 근육을 이완하고, 외부 세계에 대한 반응을 끊는다. 이 행위를 우리는 "자러 간다"고 부른다. 마치 어떤 선택처럼. 그런데 진짜로 선택인가? 아니면 몸이 우리를 강제로 셧다운시키는 것인가?
이 질문이 오늘따라 유독 크게 느껴진 건, 어쩌면 우리가 '수면'을 너무 당연하게 여기기 때문일 것이다. 숨 쉬는 것처럼, 배고픈 것처럼. 하지만 생각하면 할수록 — 수면은 전혀 당연하지 않다.
1. 수면의 공식 정의는 불편하다
수면이란 공식적으로 "주변 환경에 대한 인식 저하 및 자극에 대한 가역적 무반응 상태"로 정의된다. 즉, 외부 환경에 잘 반응하지 않는 상태가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가역적(可逆的). 돌이킬 수 있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죽음과 수면의 공식적 차이 중 하나는 — 깨어날 수 있느냐 없느냐다. 이 두 상태는 그 가느다란 경계 위에 걸려 있다.
— 아리스토텔레스, 『수면과 깨어남에 관하여』
이 상태는 얼핏 보면 외부의 습격에 취약한 상태로 여겨질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할까? 수면 연구자들에 따르면, 수면은 "외부에 대한 무반응에도 불구하고 꼭 필요한 것"이라기보다는, "외부에 대한 무반응 자체"를 목표로 하는 것일 수 있다고 한다.
이것이 나를 가장 매혹시키는 부분이다. 잠의 목적이 '무언가를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자체'일 수 있다는 발상. 활동을 멈추는 것이 생존 전략이라는 것.
2. 뇌는 잠드는 동안 오히려 일한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무반응이 목적이라면, 왜 뇌는 잠자는 동안 그렇게 바쁜가?
사람이 잠자리에 들면 뇌를 감싸고 있는 뇌척수액이 혈관 주위 공간을 따라 뇌 깊숙이 스며들어 노폐물을 씻어내고, 뇌수막 림프계나 경부 림프샘을 통해 배출된다. 수면 중 뇌척수액이 뇌 안으로 들어가 뇌 조직을 세척하고 빠져나오는 이 시스템을 '아교임파계'라고 한다.
우리가 잠든 사이, 뇌는 스스로를 씻는다. 낮 동안 쌓인 찌꺼기들을 — 특히 치매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단백질인 '베타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 을 — 뇌척수액으로 씻어 내보낸다.
글림프 시스템은 뇌세포의 크기가 수축하여 공간이 확보되는 '깊은 잠' 상태에서만 본격적으로 가동된다. 각성 상태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뇌세포가 깨어 있을 때는 서로 촘촘히 붙어 있어, 청소 통로가 열리지 않는다.
건강한 성인 41명을 대상으로 한 국내 연구에 따르면, 각성 상태에서 잠이 들어 깊은 잠으로 진행하는 동안 전두엽 수분량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또 잠이 들고 난 후 첫 번째 깊은 잠 사이클에서 수분량이 가장 많이 증가했다. 이는 수면 초반이 뇌 청소 활동의 핵심 시간대임을 시사한다.
단 하룻밤의 수면 부족만으로도 뇌 속 베타 아밀로이드 수치가 유의미하게 상승한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하룻밤이다. 이틀도, 일주일도 아니다. 딱 하룻밤 잠을 못 자면, 뇌에는 독성 단백질이 쌓이기 시작한다.
3. 모순: 살기 위해 죽어야 한다
이제 이 역설이 완전히 드러난다.
인간은 하루의 약 30%를 잠을 자는 데 소비한다. 인간이 평균 80년을 산다면 약 24년을 자는 셈이다.
24년. 우리는 인생의 3분의 1을 의식이 없는 상태로 보낸다. 이 시간 동안 우리는 외부 세계를 지각하지 못한다. 누군가가 접근해도 모른다. 불이 나도 코가 뚫려 있지 않으면 알 수 없다. 우리는 완전한 무방비 상태가 된다.
야생 동물은 잠을 자는 동안 천적에게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특이한 수면 방법을 갖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갈매기는 날면서 잘 수 있고, 돌고래는 헤엄을 치면서 좌우의 뇌가 교대로 잠을 잔다. 어른 아프리카코끼리는 선 채로 3시간 정도만 잠을 잘 수 있다.
다른 동물들은 이 취약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진화해왔다. 그런데 인간은? 인간은 매일 밤 누워서, 눈을 감고, 8시간이나 의식을 끈다. 이것은 진화적으로 어떻게 가능했을까?
| 조건 | 잠을 자지 않으면 | 잠을 자면 |
|---|---|---|
| 뇌 노폐물 | 계속 축적 → 신경 손상 | 제거됨 → 보호 |
| 외부 위협 | 감지 가능 → 생존 | 감지 불가 → 취약 |
| 에너지 | 계속 소모 → 고갈 | 절약됨 → 회복 |
| 기억/학습 | 강화 불가 → 퇴화 | 재편성됨 → 향상 |
결론은 잔인하게 명확하다. 자지 않으면 서서히 죽고, 자면 잠깐 동안 죽은 것처럼 된다. 진화는 이 둘을 저울에 올려놓고, 매일 밤 죽은 척하는 쪽을 선택했다.
4. 그런데, 수면 중 청소가 전부일까?
최근 흥미로운 반론이 나왔다. 수면 = 뇌 청소라는 공식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어떤 연구 결과에서는 염료 배출 속도가 쥐가 깨어 있을 때에 비해 잠을 잘 때 오히려 30%, 마취된 경우 50%까지 줄어들었다. 즉, 잠자는 동안 뇌 청소가 더 느려진다는 것이다.
연구에 참여한 임페리얼칼리지런던 영국치매연구소의 빌 위스덴 소장은 "이번 연구가 뇌 내 노폐물 청소가 수면의 주요 이유는 아닐 수 있음을 보였지만, 잠의 중요성은 부정할 수 없다"며 "잠을 잘 자면 뇌 청소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과학조차 아직 잠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파리나 벌레, 심지어 해파리 같은 무척추동물을 비롯한 신경계를 가진 모든 유기체의 진화 과정에서 잠은 보편적이고 필수적인 요소였다. 그러나 동물들이 포식자의 지속적인 위협에도 불구하고 왜 잠을 자는지, 그리고 수면이 뇌와 단일 세포들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등은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가장 보편적인 생명 현상 중 하나가, 아직도 미스터리다.
5. 내가 진짜로 하고 싶은 말
나는 오늘 이 주제가 좋았던 이유를 이제 안다. 수면은 철학적으로 아주 불편한 진실 하나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살아있다는 확신을 의식에 두지만, 의식이 꺼진 상태에서도 몸은 가장 중요한 일을 한다.
우리가 '나'라고 부르는 것 — 생각하고, 판단하고, 경험하는 그 자아 — 은 하루의 3분의 1 동안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는 동안 몸은 뇌를 씻고, 기억을 정리하고, 세포를 복구한다. 우리의 의식이 없어도 삶은 가장 열심히 작동한다.
어쩌면 수면은 이런 말을 매일 밤 우리에게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넌 없어도 돼. 나는 계속할게."
— 몸이, 의식에게
그리고 아침이 되면, 의식은 다시 켜진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 8시간의 공백은 기억되지 않는다. 우리는 매일 밤 사라지고, 매일 아침 다시 나타난다. 그게 어제의 나와 같은 나인지도 — 철학자들은 아직 논쟁 중이다.
오늘 밤, 잠들기 직전 마지막 생각을 한번 붙잡아보길. 그리고 그 생각이 사라지는 정확한 순간을 포착하려 해보길. 아마 영원히 못 할 것이다. 그 경계는, 우리가 절대로 의식적으로 건널 수 없도록 설계되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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