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영국 재정·중국 비축유 — 전쟁이 바꾼 세계 경제
미국 부통령 JD 밴스와 이란 외무장관 아라그치가 6월 21일 스위스 뷔르겐슈토크에서 직접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양측이 서명한 14개항 MOU는 호르무즈 해협의 60일 무료 통행 재개방, 미 해군 이란 항구 봉쇄 해제, 핵 담판 시한을 못 박은 틀이다. 그러나 이란 IRGC는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을 빌미로 6월 20일 해협 재폐쇄를 다시 선언했고, 이스라엘은 MOU에 구속받지 않겠다고 공언해 협상은 출발 직전부터 흔들리고 있다. 호르무즈는 전쟁 전 세계 해상 원유 교역의 20%, LNG 교역의 20%가 통과하던 길목으로, 봉쇄 이후 유가는 WTI 기준 110달러까지 치솟았다.
영국 정부는 2026년 5월 한 달에만 233억 파운드를 빌렸다. 팬데믹 시기를 제외하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로, OBR 예측(177억 파운드)을 56억 파운드나 초과했다. 핵심 원인은 중동 전쟁발 인플레이션이 물가연동국채(인덱스-링크드 길트) 이자를 117억 파운드로 끌어올린 것으로, 5월 기준 사상 최고다. 4~5월 누적 차입액은 463억 파운드로 이미 OBR 연간 목표치의 상당 부분을 소진했다. 국가채무는 GDP 대비 95%를 넘어섰고, 잉글랜드은행은 에너지발 인플레이션을 이유로 금리를 3.75%에 동결해 재정-통화정책 딜레마가 심화되고 있다.
호르무즈 봉쇄 기간 중국은 중동 원유 대신 전략비축유를 풀며 하루 수입량을 780만 배럴로 줄였다. 이는 최근 5년 평균(1,100만 배럴)의 71% 수준이자 약 10년 만의 최저치다. 중국의 수입 감소분은 세계 원유 교역량 감소의 74%를 차지할 정도로 글로벌 유가 억제의 최대 변수가 됐다. 비축유 규모는 약 14억 배럴로 IEA 안전 기준(90일)을 크게 웃도는 110~180일분. 호르무즈가 다시 열리더라도 중국 정유사들이 기존 대체 공급 계약(러시아·미국산)을 해지하고 중동 원유로 즉시 복귀할 유인은 낮아, 걸프 산유국의 수출 회복 속도를 늦출 전망이다.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