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금리·고용 — 세계 경제 삼중 교차로
케빈 워시 Fed 신임 의장이 첫 FOMC를 마치며 기준금리를 3.5~3.75%로 동결했지만, 시장에 던진 메시지는 그 반대였다. 점도표에서 올해 금리 인상 가능성이 공식화됐고, 5월 CPI는 연 4.2%로 3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란전쟁발 에너지 가격 급등이 인플레이션을 재점화하면서 연내 인하 기대는 완전히 소멸됐다. 워시 의장은 포워드 가이던스를 성명에서 삭제하고 '데이터 중심' 운용을 선언해 시장의 불확실성을 오히려 증폭시켰다. J.P. 모건은 Fed가 2026년 내내 동결 기조를 유지하다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으면 2027년 3분기 추가 인상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이란 MOU 서명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통됐고, 유가는 수 시간 만에 약 10% 급락했다. 그러나 물리적 공급 정상화까지는 수 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지뢰 제거 작업·유조선 적체·정제 설비 재가동 등 해결해야 할 물류 관문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항공유 가격은 이미 전쟁 전 대비 두 배로 뛰어 루프트한자·KLM·에어캐나다 등이 노선을 잇따라 축소했고, IATA는 공급 회복에 수 개월이 더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FT 보도처럼 호르무즈 통행료 부과 가능성도 업계의 새 불안 요인으로 떠올랐다.
영국 통계청(ONS)은 2026년 5월까지 3개월간 구인 건수가 70만7천 건으로 2021년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소매·숙박업종의 낙폭이 가장 컸고, 전문직 서비스도 급감했다. 영국 정부는 이란전쟁으로 인한 대외 불확실성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잉글랜드 은행은 같은 날 기준금리를 3.75%로 동결했는데, 고에너지 가격발 인플레이션과 냉각되는 고용 사이에서 금리 인하 카드를 쉽게 꺼낼 수 없는 딜레마를 그대로 보여준다. KPMG에 따르면 정규직 채용 감소는 1997년 집계 이래 44개월 연속으로 가장 긴 위축 구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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