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균열·엔 추락·AI 랠리의 역설
7월 미국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6% 급감해 2025년 5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자동차(-1.8%)와 온라인쇼핑(-2.2%)이 낙폭을 주도했으며,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도 이달 초 약 8% 하락해 2개월 연속 반등 흐름이 끊겼다. 배경에는 월드컵·아마존 프라임데이로 6월에 소비가 앞당겨진 효과와, 지속되는 인플레이션에 지친 가계의 지갑 닫기가 겹쳤다. 미국 GDP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가 흔들리면 한국 수출 전선도 긴장할 수밖에 없다.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전자·자동차 업종은 수요 냉각 시그널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
미·일 재무당국이 최대 970억 달러를 쏟아부은 공동 환율 개입 효과가 채 2주를 버티지 못하고 반납되고 있다. 엔화는 개입 전 163엔에서 155엔까지 강세를 보였지만, 8월 14일 현재 159엔대로 되밀려 상승분의 절반을 반납했다. 1998년 이후 처음 이뤄진 미·일 공조 개입임에도 불구하고, 미·일 간 금리 차(일본 1.0% vs 미국 3.5~3.75%)라는 구조적 원인이 해소되지 않는 한 엔 약세 압력은 지속될 전망이다. 엔 약세는 한국의 주력 수출 경쟁국인 일본 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키워 한국 수출 기업에 간접적 부담으로 작용한다.
7월 CPI가 연 3.4%로 전월(3.5%)보다 소폭 둔화되고 2분기 기업 실적이 예상을 크게 웃돌면서 S&P 500이 사상 처음 7,800선을 넘어섰다. S&P 500 구성 기업의 약 90%가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순이익 성장률은 48%로, 어닝 시즌 개막 당시 예상치 24%의 두 배를 기록했다. AI 투자 수익이 구체화되고 있는 알파벳·아마존 등 빅테크가 랠리를 이끌었으며, 9월 연준 금리 인상 확률도 55%에서 34%로 낮아졌다. 그러나 이날 발표된 소매판매 쇼크가 오후 장에 변수로 작용하며 상승 폭을 제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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