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인플레·부채의 삼각파고
미국 노동통계국이 8월 12일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3.4%로, 6월의 3.5%에서 소폭 내렸다.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2% 상승했으며, 주거비가 전체 헤드라인 상승분의 3분의 2를 차지했다. 문제는 임금 상승률(3.2%)이 물가 상승률을 여전히 밑돌아 저·중소득 가계의 실질구매력이 4개월째 잠식되고 있다는 점이다.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비용이 더 커진다"고 경고했지만, 시장은 9월보다 10월 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란 전쟁발 에너지 충격이 잠시 소강 국면에 들어섰다는 신호로 읽히지만, 중동 정세에 따라 언제든 재점화될 수 있는 구조다.
이란-미국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사실상 마비되자, 걸프 산유국들은 해협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대규모 파이프라인 투자에 나섰다. 현재 최소 7개 이상의 파이프라인 프로젝트가 건설·기획 단계에 있으며, 골드만삭스는 이 프로젝트들이 완성될 경우 2028년 말까지 전쟁 전 걸프 수출량의 60% 이상을 호르무즈 없이 공급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UAE 아부다비 국영석유공사는 약 30억 달러 규모의 파이프라인 확장 공사를 가속화하고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 동서 파이프라인은 이미 하루 700만 배럴 풀가동 중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새 파이프라인도 이란의 비대칭 공격에 동일하게 취약하다고 경고한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2026년 2분기 미국 총 가계부채는 18.8조 달러로 전 분기 대비 소폭 줄었지만, 연체율은 4.7%로 여전히 높다. 신용카드 이자를 내는 계좌의 평균 APR은 Q2 22.15%까지 상승했으며, 이는 2023년 7월 이후 첫 금리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더 높아질 수 있다. 인플레이션이 임금 상승분을 4개월 연속 잠식하는 상황에서, 보스턴 연은 총재 수전 콜린스는 물가가 식지 않으면 9월 금리 인상을 지지하겠다고 시사했다. 주택 담보대출을 저금리에 묶어둔 고소득 주택 소유자와, 고금리 카드 빚에 시달리는 저소득층 사이의 양극화가 경제의 핵심 단층선으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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