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홍해·연준 — 3대 충격의 교차점
이란 외무장관 아라그치는 9월 25일 유엔총회 뉴욕 사이드라인에서 '미국이 해상봉쇄 해제·이란산 원유 제재 면제·레바논 포함 휴전에 동의하면 7일 안에 호르무즈해협을 열겠다'고 제안했다. 2월 28일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전쟁은 7개월째 접어들었고, 호르무즈 일일 통과 선박은 전쟁 전 수준의 극소수로 떨어진 상태다. 역사상 최대 규모 원유 공급 차질이라는 평가 속에 미국 휘발유 평균가는 갤런당 4.48달러로, 1년 전보다 1.20달러 급등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6월 양해각서 조건으로의 복귀를 거부해온 만큼 협상 타결 가능성은 불투명하지만,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에너지 물가 압박을 줄여야 하는 트럼프에게 정치적 동기는 충분하다. 한국은 원유 수입의 7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하는 만큼, 협상 결렬 시 정유·석유화학 업계의 원가 압박이 심화될 수 있다.
연준은 9월 16일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해 3.75~4.00%로 올렸다. 2023년 이후 첫 인상이며, 인플레이션이 목표치(2%)를 크게 웃도는 상황에서 이란 전쟁발 에너지 충격이 물가를 추가로 자극하고 있다. 18명 중 16명의 위원이 연내 최소 한 차례 추가 인상을 전망하며, 시장은 10월 27~28일 회의에서의 추가 인상 가능성을 약 49%로 반영하고 있다. 연내 4.25% 이상 가능성도 37%에 달해 '고금리 장기화'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달러 강세는 신흥국 외채 부담을 높이고,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을 가중시킨다.
예멘 후티 반군은 9월 10일 모카항 점령 당일 EU 외교안보 기구에 '유럽 선박은 표적으로 삼지 않겠다'는 서한을 발송했다. 덕분에 머스크·CMA CGM 등 주요 선사들이 수에즈 항로를 재개하면서 밥엘만데브 해협 통과 컨테이너 물동량은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후티는 사우디아라비아 선박과 영토에 대한 공격은 계속하고 있으며, 이 봉쇄가 호르무즈 위기와 결합해 글로벌 에너지·물류 시장을 이중으로 압박하고 있다. 호르무즈를 돌아온 유조선들이 홍해 쪽으로 몰리는 가운데, 후티의 '선택적 불타격' 정책이 언제든 번복될 수 있다는 불확실성은 해운 보험료를 계속 끌어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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